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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체 만드는 사람들

발사체 만드는 사람들

에이스 꿈꾸는 한국형발사체 ‘루키 3인방’

  • 이름 : 관리자
  • 작성일 : 2018-09-18
  • 조회수 : 592

발사체 엔진 개발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청년 기술자들의 당찬 포부




지난 2016년 5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과 한국형발사체 엔진 개발에 참여한 업체 기술진의 시선이 모니터에 고정됐습니다. 75t 엔진 첫 연소시험이 진행된 날이었는데요. 베테랑 연구진과 기술진 사이에서 더 긴장된 표정으로 이 장면을 지켜보는 세 명의 20대 청년이 있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전 한화테크윈)의 변무용, 장재원, 이경섭 사원. 엔진이 점화되고 불꽃을 내뿜은 뒤 연소가 성공적으로 끝난 뒤에야 비로소 이들의 표정도 풀렸습니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입사한 이들은 당시 20대 중반이었지만,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참여하고 있는 이들의 표정에는 자부심이 가득했습니다. 힘든 순간을 돌아보면서도 “이제는 추억”이라고 말할 정도의 여유도 보였습니다. 폭염이 한창인 지난 7월 말, 불볕더위보다 더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창원의 한국형발사체 개발 현장을 찾았습니다. 아직은 우주개발이라는 마운드의 ‘루키’, 하지만 언젠가 팀 승리를 책임질 ‘에이스’로 등판하게 될 세 명의 청년 기술자를 만나 당찬 포부를 들어봤습니다.



한국형발사체 개발의 슈퍼 루키이자 미래 에이스를 꿈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청년 기술자 세 명.


고교 졸업 후 입사, 한국형발사체 엔진 제작 참여

“항우연 연구진과 함께 로켓 엔진을 설계하고 모델링하고 조립 과정에도 참여했지만, 사실 제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그날 항우연 연구원들과 회사 선배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괜히 뿌듯하더라고요. 또 뉴스에서도 관련 소식이 나오는 거예요. 은근히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더라고요. 저거 만드는데 나도 참여했다고. (웃음)”

변무용·장재원 사원은 엔진 연소시험 장면을 처음 봤던 순간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이경섭 사원 역시 표현은 달랐지만,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처음 해본 일이기에 안도감이 컸습니다. 요즘에도 가끔 연소시험 장면을 보러 간다는 이들은 “이제 손뼉 치고 그런 일은 없다. 처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로켓 엔진 연소시험은 늘 긴장되고 연소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안도한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들은 지난 2008~2009년 고등학교를 마치고 입사했습니다. 고교 시절부터 기계 설계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뽐내며 전국 대회에서 1, 2등을 차지한 ‘예비 명인’입니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출전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장재원 사원이 국가대표로 출전했지만, 아쉽게도 메달 획득은 실패. 장재원 사원은 “변무용·이경섭 사원이 출전했으면 결과가 달랐을지 모른다”라며 동료들을 추켜올렸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변무용 사원. 7t 엔진 설계에 참여했다.


이들이 처음부터 한국형발사체 로켓 엔진 개발에 참여한 것은 아닙니다. 입사 직후 맡은 분야는 고체 로켓 엔진을 활용한 단거리 미사일 개발(변무용·장재원), 전투기 제트 엔진 시험(이경섭) 등이었습니다. 그러다 한국형발사체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변무용 사원은 7t 로켓 엔진, 장재원 사원은 75t 로켓 엔진, 이경섭 사원은 터보펌프 설계와 모델링에 투입되었습니다. 항우연 연구진과 함께 설계하고, 실제 제작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해 다시 설계에 반영하는 것이 이들의 주된 미션이었습니다.


“고체연료 로켓·전투기 엔진 시험과는 차원이 달라”

기존에 했던 일과는 아예 차원이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설계하거나 고체 로켓과 액체 로켓은 부품과 구성품 숫자부터 엄청난 차이가 났습니다. 75t 엔진의 경우 전체 부품 수는 약 1,200개에 달합니다. 단거리 미사일에 사용되는 고체 로켓 부품의 2~3배가 넘는 숫자입니다. 부품수와 구조만 놓고 보면 액체 로켓이 자동차, 고체 로켓은 자전거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투기 제트 엔진의 경우 해외 설계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제작, 조립 및 성능시험을 수행하지만 국내에서 독자 개발해 우주까지 날아가는 로켓 엔진을 개발하는 것과는 비교하기 어렵죠.

가장 큰 차이는 계속 설계가 바뀐다는 점입니다. 실제 한국형발사체 7t 엔진의 경우 지금까지 4호기까지 제작되었고, 75t 엔진은 현재 11,12,13호기를 제작 중입니다. 기본적인 골격과 주요 구성품은 큰 차이가 없지만, 호기별로 시험 결과를 반영, 진화해가는 과정이다보니 매번 조금씩 설계를 변경해야 했습니다. 그동안 연소시험에서 실제 비행시간 이상의 성능을 발휘했지만, 조금 더 효율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업그레이드를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경섭 사원. 로켓 엔진의 터보펌프 설계에 참여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설계는 안정화되어 크게 어려움은 없어요. 하지만 처음에는 설계를 변경하고, 조립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다시 설계하고, 연소시험에서 원하는 테스트를 하기 위해 또 설계를 바꾸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설계하고 실제 조립은 또 많은 차이가 있어요. 아무리 설계를 완벽하게 했더라도 막상 조립해보면 조금씩 각도가 다르거나 배관 이음새가 맞지 않는 일이 수없이 발생해요.”

터보펌프 설계를 담당했던 이경섭 사원의 설명입니다. 이러한 고충은 터보펌프뿐 아니라 7톤급 엔진, 75톤급 엔진 조립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완벽하게 조립을 마쳤다고 생각했는데도 기밀시험을 하면 또 어딘가에서 미세한 누수 현상이 발생하곤 했습니다. 그러면 다시 분해하고, 설계를 재검토하고, 변경 사항을 적용해서 재설계해 다시 조립하는 과정이 일상적으로 반복되었습니다.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이구동성의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런 일이 거의 매일 반복된다는 거요! (웃음)”


설계대로 조립 안될 때 식은땀…수시로 설계 바꿔

물론 아찔했던 순간도 있습니다. 터보펌프를 엔진에 연결하는 과정에서 위치가 잘못 설계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터보펌프가 바뀌면 다른 구성품도 모두 바뀌어야 합니다. 결국 설계부터 하나하나 점검해서 문제점을 해결하고 나서야 다시 엔진 조립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경섭 사원은 이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로켓엔진에서 터보펌프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7톤급 엔진과 75톤급 엔진을 조립하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애를 먹였던 것도 역시 터보펌프였습니다. 그 자체의 설계나 가공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아무리 정밀하게 설계하고 가공해도 어쩔 수 없이 배관들을 연결하면 미세한 차이가 발생했고 이는 기계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였습니다. 부품들이 문제없이 제작되어도 높은 압력과 하중을 견뎌야하는 배관을 정밀하게 맞춤, 조립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장재원 사원. 75t 엔진 설계에 참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장재원 사원. 75t 엔진 설계에 참여했다.

“75t 엔진 터보펌프와 가스발생기를 연결할 때의 일이었는데요. 그 사이에 실링이 들어가는데 어느 정도 간격을 유지하도록 설계하거든요. 엔진이 연소할 때 고온, 고압이 발생하면 약간은 팽창하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조립을 해보니 이게 간격 없이 그대로 딱 붙어버린 겁니다. 기밀시험을 하면 그 부분에서 계속 압력이 새는 거예요. 이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장재원 사원의 설명이었습니다. 이렇게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이제는 농담을 섞어 웃어가며 지난 일을 돌아볼 정도로 여유가 생겼습니다. 설계와 조립 공정 모두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그만큼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거치고,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 많은 땀을 흘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터보펌프가 액체 로켓의 심장이고, 배관은 핏줄”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고 세 명은 입을 모았습니다.


지금은 ‘슈퍼 루키’지만 언젠가 최고의 에이스로

이들 세 명은 현재 설계와 더불어 로켓 엔진 조립과 구성품 성능 시험에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설계부터 조립, 시험까지 로켓 엔진 개발의 전 과정을 마스터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이고 가치 있는 일인지 이들 세 명의 청년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왼쪽부터)변무용, 이경섭, 장재원 사원.


변무용 사원은 자부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보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도 많을 텐데 저희한테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게 정말 고마워요. 국가적으로도 의미가 크고, 전 국민들이 관심을 보이는 사업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기술자로서 뜻깊은 일이고요. 무엇보다 제가 참여해서 만든 로켓 엔진이 우주까지 날아간다고 생각하면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고요. 그래서 더 책임감도 느껴요.”

이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경험을 하고 있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선배 엔지니어들입니다. 아직은 배우고 익히는 단계지만, 언젠가 이 청년들이 우주발사체 개발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것도 역시 선배 엔지니어이고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김종한 차장은 “세 명은 2D, 3D 설계에 관한 한 국내에서 최고의 실력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설계에서만 그치지 않고 직접 조립 과정까지 참여하면서 엔지니어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다시 설계에 적용할 수 있는 경험까지 쌓고 있어요. 로켓 엔진을 비롯해 우주발사체 개발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해요. 저 사원들이 미래 우주개발의 주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직접 터보펌프와 엔진을 설계하고 제작하면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연구진과 기술진을 배출하고 있다는 것. 항우연이 주도하고 국내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형발사체 개발은 그것만으로도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형발사체를 넘어 그다음 우주발사체 개발은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는 이들 ‘슈퍼 루키’가 최고의 ‘에이스’로 마운드를 누비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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