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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체 포커스

우주발사체는 웬 모델이 그렇게 많을까?

  • 이름 : 오요한
  • 작성일 : 2018-07-04
  • 조회수 : 106

QM, STM, DM, EM, FM……. 한국형발사체를 비롯해 우주로켓 관련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데요. 우주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제작하는 모델입니다. 우주발사체는 왜 이렇게 많은 개발 모델이 필요할까요?

모든 제품은 최종 출시 전에 일정 기준의 테스트를 거칩니다. 자동차나 항공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고의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죠. 자동차의 경우 충돌 테스트는 물론 혹한기·혹서기, 주행 테스트 등을 거칩니다. 항공기 역시 시제품을 만들어 극한 조건과 환경에서 시험을 합니다.

자동차나 항공기는 전 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여러 사람들의 안전운행이 될 수 있도록 개발해야 하지만, 우주발사체의 경우 지정된 우주센터 발사대에서 이륙해 위성이나 우주탐사선과 같은 우주비행체를 목표된 우주궤도에 안착시켜야 합니다. 이러다보니 우주발사체 마다 특별한 운영 조건이 있고 여기에 최적화된 우주발사체를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록 자동차나 항공기와 똑같진 않더라도 우주발사체를 제작/조립하고 운송, 발사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극심하고 특별한 환경조건에서 수많은 시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주발사체는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모델’을 만들어 여러 시험을 진행하고, 검증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미국 매킨리 기후연구소에서 극한 기후 환경 테스트를 받고 있는 여객기. <사진 출처=Airbus>


다양한 모델이 필요한 우주발사체

우선 우주발사체를 개발할 때 다양한 개발 모델을 만드는 이유부터 살펴볼까요? 우주발사체는 부품, 구성품 단위에서 우주 환경을 모사한 시험시설을 통해 엄격한 테스트를 거칩니다. 발사체 로켓엔진 역시 수없이 많은 연소시험을 반복하고요. 하지만 조립을 완료한 거대한 우주발사체를 자동차나 항공기처럼 테스트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조립을 완료한 후 곧바로 뚝딱 발사할 수는 없습니다(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우주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모델을 만듭니다. “한국형발사체의 시험발사체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동일한 형태의 QM(인증모델)을 완성하고 종합연소시험에 돌입했다.” 뉴스나 신문에서 이와 비슷한 문구를 가끔 접하셨을 텐데요. 이처럼 우주발사체 개발과정에는 QM만 있는 게 아니라 MU, DM, EM, FM 등 실제 발사 전까지 많은 ‘모델’이 등장합니다.


우주발사체는 발사 때까지 여러 모델을 제작해 시험과 검증 과정을 거친다. <사진 출처=NASA>


우주발사체 개발 단계별로 이렇게 여러 모델을 만들어 테스트를 거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발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죠. 시험을 많이 하면 할수록 부품과 구성품의 신뢰도를 높여 발사 성공률을 높일 수 있겠죠?
또 그만큼 우주발사체가 고난도의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예를 들어 터보펌프를 개발하고 모든 테스트를 거쳐도 실제 엔진에 장착하면 다른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지상에서는 별문제가 없었는데 우주까지 날아가면서 새로운 변수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종 테스트=발사’, 혹은 ‘발사=최종 테스트’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MU→DM→EM→QM, 최종 목표는 FM

그렇다면 어떤 모델들이 있을까요? 우주발사체 개발 단계에서는 여러 모델을 개발해 시험하고 검증하는 절차를 밟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우리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한국형발사체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크게 MU(Mock-Up), DM(Development Model), EM(Engineering Model), QM(Qualification Model), FM(Flight Model)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시험발사체 FM 모델에 사용될 75톤급 엔진 연소시험 장면

개발 초기에 만드는 MU는 일종의 ‘휴먼 팩터(human factor)’를 검증하기 위한 모델입니다. 설계 도면에 따라 조립하고 연결하는 것이 가능한지, 글자 그대로 ‘시스템에서 작용하는 인간적인 요소(휴먼 팩터)’를 확인하는 과정인데요. 한국형발사체의 경우 1, 2단은 하지 않고 3단은 MU 모델을 제작했는데요. 최근에는 컴퓨터상의 디지털MU로 전환하는 추세입니다.

다음은 DM인데요. 이 모델은 제품과 구성품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제작합니다. 해당 연구진에서 맡은 부품과 구성품이 설계 요구조건에 맞는 성능을 낼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인데요. 전체적인 시스템으로 연결하거나 구성품 간의 인터페이스를 확인하지는 않고 구성품 단위로만 이루어집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EM으로 넘어갑니다. 시스템 수준에서의 성능을 검증하는 단계인데요. EM은 인증모델인 QM이나 실제 비행모델인 FM은 아니지만 이러한 모델과 거의 동일하게 제작됩니다. 내가 맡은 부품과 구성품이 전체적으로 연결해도 원하는 성능과 요구조건을 충족하는지 테스트를 하게 됩니다. 이 단계를 무사히 거치면 발사체가 시스템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형발사체 시험발사체 QM을 조립하고 있는 연구진.


이제 정말 중요한 모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인증모델로 불리는 QM과 비행모델인 FM인데요. QM과 FM은 똑같은 쌍둥이 모델이라고 보면 됩니다. QM은 FM을 실제 발사해도 좋은지 인증하는 모델이죠. 이 단계를 거치면 FM은 QM과 동일한 설계, 부품, 공정을 거쳐 만들면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QM을 실제 발사용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인증과정에서 한계조건을 넘는 범위까지 여러 번 시험을 거친 모델이기 때문에 실제 발사모델(FM)을 따로 만드는 것뿐입니다.

텔레비전과 같은 가전제품을 사러 가면 전시용 제품이 있죠? 그 제품은 실제 사용하는 제품과 성능이나 규격, 제원이 모두 같습니다. 다만 전시용 제품을 판매하거나 사지 않는 이유는 이미 사용했던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제품과 같아도 이미 상당 기간 사용했으니 수명 등에서는 일부 차이가 있겠죠? 우주발사체의 QM과 FM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형발사체 시험발사체 QM(인증모델).

기술력과 경험에 따라 개발 모델 선택

물론 우주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위에 열거한 모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 모든 국가와 모든 발사체 개발 업체가 위와 똑같은 과정을 거치는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델타 Ⅳ는 EM과 QM을 통합해서 EQM을 거쳤고, 아틀라스Ⅴ는 EM과 QM을 만들지 않고 바로 FM으로 갔습니다.

어떤 모델 단계를 거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는 결국 선택입니다. 그리고 이 선택은 기술력과 경험에 좌우됩니다. 우수한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이 있다면 굳이 여러 단계의 모델을 만들어 시험해보지 않아도 되는 거죠.

한국형발사체는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하는 첫 우주발사체입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개발에 임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단별로 DM, EM, QM 등을 거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본 발사에 앞서 시험발사체도 발사합니다. 시험발사체 QM을 완성하고 오는 8월까지 종합연소시험을 실시하는데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발사체의 모든 구성품과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이자는 거죠.

언젠가는 우리도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고 DM에서 바로 FM으로 넘어갈 수 있는 시기가 올것입니다. 그때까지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확인하고 또 확인해 완벽한 우리 기술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투자, 개발진의 땀과 노력이 필요한데도 한 단계씩 밟아가며 한국형발사체를 개발하는 이유입니다.
언젠가 우리의 또다른 발사체 개발을 시작할 땐, 이런 결론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바로 FM으로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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